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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역설 ..손글씨 다시 쓴다...펜마우스 펜앤마우스,갤럭시탭,아이패드

  • 작성일 : 2011.06.17 16:46
  • 조회수 : 4,265

디지털 시대의 역설… 손글씨 다시 뜬다 

악필가(惡筆家)들이 다시 긴장해야 할 시대가 오고 있다.

타자기와 컴퓨터의 등장으로 잊혀져온 손글씨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터치 형식의 새로운 디지털 기기의 보급으로 인한 현상이다. 아이폰 앱스토어(응용 프로그램 시장)에는 알파벳과 숫자 쓰기연습 프로그램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메릴랜드주 벨 에어의 하트포드 유치원은 아이들에게 아이패드를 이용해 알파벳 쓰기를 가르친다. 손으로 직접 화면 위에 글씨를 쓰는 터치 형식이다. 교사들은 “글씨를 잘 쓰면 동물 인형이 나와 박수를 쳐 준다”며 “아이들이 쓰기 연습을 게임으로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뉴욕 브렐리 사립초등학교의 린다 볼트 쓰기담당 교사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키보드 시대에 글씨 연습은 시간낭비라는 부모들도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글씨가 더 중요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바른 글씨의 중요성도 더 커졌다. 반듯하게 쓴 글씨일수록 디지털 기기가 빠르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WSJ은 좁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터치 키보드를 다루는 것이 어려워 손으로 직접 글씨를 써서 입력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글씨 연습을 다시 하는 어른들이 늘고 있다.

학계도 손글씨의 부활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인디애나 주립대 심리학과의 카린 하만 제임스 교수는 “손으로 직접 글씨를 쓰는 아이들은 눈으로 보기만 하는 아이들보다 뇌가 더 정교하게 기능하고 좀 더 성숙하다는 것을 실험 결과 확인했다”면서 “눈에 보이는 걸 손으로 직접 2차원에 옮기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워싱턴대학 교육심리학과 버지니아 버닝어 교수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 손글씨를 쓰는 아이들은 키보드를 사용했을 때보다 언어를 더 풍부하고 빠르게 구사했다”며 “손과 뇌의 신경이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WSJ은 “어른들도 한자 같은 새로운 문자를 직접 손으로 써가며 익히면 기억력 감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